2020년 2월 8일 책모임
이번에는 모임 초기에 한 번 진행했던 이상한 정상가족을 읽기로 했다. 몇 년 전부터 사고싶은 책이 있으면 먼저 전자책을 찾아보고, 없으면 종이책을 구매한다. 이 책도 과거에 모임을 진행하려고 할 때 리디북스에서 샀었고, 다시 불러와서 읽었다.
이상한 정상가족이라는 책 이름을 처음 봤을 때는 사회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비정상적인 구성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다 읽고나니 처음 생각했던 내용도 있지만, 주제는 다르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모두들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할 주제다. 가족 내에서의 체벌, 가족의 역할, 가족의 규정, 문제의 해결방안까지 제시해주는 책이었다.
그 중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부분을 정리한다.
성인 간의 관계에서는 상대에게 의도적으로 해를 끼치는 행위는 이유가 무엇이든 형사적 처벌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보호와 교양 목적의 징계'라는 말로, 상대에게 의도적인 해를 끼쳐도 된다고 법이 허용하는 유일한 대상이 아이들이다.
가끔 기사를 보면,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말그대로 물건)으로 생각하고 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과 동등한 존재로 인식하지 못하고 내 자식인데 내가 체벌하는 게 무슨 잘못인가? 혹은 어른이 아이를 옳은 길(옳은 길은 무엇인가?)로 인도하는 것이 무슨 잘못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 사람들에게 저런 글을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부모에 의한 자녀 살해가 지속되는 이유는 부모가 자녀를 소유물로 생각할 뿐 아니라 이웃과 사회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기 때문이다.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제대로 살아갈 수 없으리라 예측하기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끊을 때 자녀를 살해하는 것입니다.
‘일가족 동반자살’이라는 불가능성에 관하여 챕터에서 나왔는데, 지은이가 언론사에 보낸 ‘동반자살’이라는 용어를 쓰지 말 것을 요청하는 의견서에 나오는 글이다. 이 책에서 나온 얘기기도 한데, 한 연구에 따르면 일가족 동반자살로 보도된 사건의 절반 이상은 부모가 미성년 자녀를 살해한 뒤 자살한 사건이라고 한다.
앞에서 발췌한 부분과 마찬가지로 부모가 자녀를 소유물로 생각하고 동등한 존재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책에서는 문제의 모든 원인이 부모뿐만 아니라 사회와 정부에게도 있다고 한다. 사회는 부모에게 자녀에 대한 무한적인 책임을 요구하고, 정부에서는 성장을 위해 복지, 교육, 의료, 부양같은 사회 문제들을 가족에게 떠넘긴 문제들이 부모가 자녀 살해 후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됐다는 얘기다.
정부의 역할과 사회의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지않을 때, 가족이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는지 한 예라고 생각한다.
아무도 미혼부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 여성들에게 성관계는 임신, 출산, 육아까지 이어지는 고민을 안겨주지만 많은 경우 남성들에게 성관계는 그저 욕망일 뿐이다.
미혼모라는 단어는 자주 듣고 봤지만, 미혼부라는 단어는 못들어봤다. 파트너의 임신 사실을 알게되면 절반 정도의 남자들이 부정하거나 소식을 감춘다고한다. 출산에 동의한 남자의 경우도 출산 후에는 소식을 끊거나 책임을 방기하는 경우가 있다고한다. 한 연구에서 미혼부로부터 양육비를 지원받는 경우는 10%도 안된다는 글은 생각보다 많은 남자들이 책임회피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했다. 어떤 일이든지 일을 만들고나면 책임을 져야하지 않나? 단순하게 회사를 다닌다고 해도 책임이 있는 일이라면 이렇게까지 무책임할까?라는 생각도 든다.
"사랑의 매!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다 자기네 문화적 전통이라고 말해요. 그걸 문화적 특성, 종교적 가르침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체벌을 옹호하는 가장 끈질긴 논리죠. 스웨덴에서도 그랬어요."
사랑의 매가 전통이라고, 문화적 특성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사라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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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란 "자신의 테두리 밖으로 살짝 나와서 여행하는 일, 자신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진정으로 타인의 현실적 존재를 알아보는 일이며, 바로 이것이 감정이입을 탄생시키는 상상적 도약을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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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을 실천하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그것이 정말로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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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은 편협하다. 혈연, 인종, 국적 유사성, 가치의 공유 등으로 금을 그은 집단의 경계, '내 편'의 울타리를 좀처럼 넘어서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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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고령화 사회 등에 대처하려면 미래의 추상적인 혜택을 위해 현재의 사람들에게 비용을 부과해야 하는데, 대체로 사람들은 막연한 대중의 고통, 미래의 큰 비극보다 특정한 개인, 눈앞의 아픔에 더 공감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감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공감하지 못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시작은 공감이다.